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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정보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로고테라피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문득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성과를 내고, 승진을 목표로 쉼 없이 달리지만, 정작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허무함과 공허함이 자라난다. 휴일에도 업무 이메일을 확인하고, 친구나 가족과의 시간에도 머릿속은 회사 일로 가득 차 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지만, 삶의 만족이나 행복은 점점 더 멀어진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한 번쯤 겪었을, 아니 어쩌면 지금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현실에서는 직장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실존적 공허감에 빠지고 있다.

 

로고테라피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가 '삶의 의미 추구'라고 본다. 즉, 우리가 일을 하는 근본적 이유 또한 단순히 돈이나 승진이 아니라, 그 일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로고테라피는 이러한 상황에서 단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넘어, 직장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빅터 프랭클은 삶에서 의미가 사라질 때, 인간은 허무함과 우울감에 쉽게 빠지며 일상에서도 행복과 동력을 잃게 된다고 했다.

로고테라피는 직장 생활 속에서도 명확한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첫째, '일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갖자.

많은 직장인은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점차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잊게 된다. 로고테라피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미 일기'를 써보는 것을 권장한다. 하루의 업무가 끝난 뒤 단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오늘 내가 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혹은 "오늘 업무를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해보고 기록해보자. 이 과정을 반복하면, 그동안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던 일에서도 뜻밖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오늘의 영업 활동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식으로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고, 고객 응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친절하게 응대함으로써 상대방의 하루가 조금 더 밝아졌을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런 작은 실천이 매일 반복되면 업무에 대한 부정적이고 무의미한 느낌은 점차 사라지고, 일의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

둘째, '업무에서 창조적 의미를 찾는 노력'을 하자.

로고테라피에서는 삶의 의미 중 하나로 '창조적 의미'를 강조한다. 이는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하여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정해진 업무만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창의적인 방식을 추가하여 의미를 창조해보자.

 

예컨대, 반복되는 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사소한 업무에도 자기만의 창의적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보고서 작성 시 창의적인 관점을 추가하거나, 동료와의 협업 과정에서 작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방식으로 업무에 주도적이고 창조적으로 참여하면 단순한 반복 작업이 아니라 내 삶에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셋째, '인간관계와의 연결을 통해 의미를 찾는 방법'을 실천하자.

직장은 단지 업무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관계가 깊이 얽힌 삶의 중요한 무대다. 로고테라피는 인간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체험적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구체적으로는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 동료들과 가볍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거나, 작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업무 외에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 동료에게 관심을 표현하거나, 서로 격려의 말을 건네는 작은 행동이 직장 생활을 의미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로고테라피는 '태도적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장 생활은 때때로 내 의지와 관계없이 스트레스와 좌절을 가져오기도 한다. 로고테라피는 이때 그 상황을 바꿀 수 없더라도 자신의 태도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업무가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라도,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혹은 "이 어려움을 통해 나 자신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이러한 태도 전환은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의미 있는 도전과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게 하며, 결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험으로 바뀌게 된다.

하루의 1/3의 시간의 의미를 바꾸자

직장 생활과 개인 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단순히 업무 시간을 줄이고 개인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삶의 깊은 공허감이나 허무함이 해결되지 않는다. 퇴근 후 개인적인 시간을 늘린다 하더라도, 삶의 목적이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면 결국 여전히 불안하고 공허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로고테라피는 이러한 표면적인 균형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내면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균형을 추구하도록 돕는다.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생활 속에서도 명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더 이상 일은 지치고 무거운 짐이 아닌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일을 단순히 돈이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나의 능력을 발휘하고, 타인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회로 볼 수 있다면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다.

 

직장 내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주변 환경이나 상사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찾아 실천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무 중에도 작은 도전 과제를 설정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세워보거나, 동료들과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서로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부터라도 하루의 끝에서 내가 한 일이 가져온 작은 의미를 기록해보고, 자신이 일터에서 실천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들을 고민해보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피상적인 대화보다는 서로의 진심과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직장 안에서도 삶의 의미는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더욱 충만하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일의 의미를 찾은 남자